
동물원에서 두 발로 꼿꼿하게 서서 주변을 살피는 작은 동물을 본 적이 있다면 프레리도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통한 몸과 짧은 다리 때문에 햄스터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름 때문에 강아지와 관련된 동물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레리도그는 개가 아니라 다람쥐와 가까운 설치류입니다.
북아메리카의 넓은 초원에 살며, 땅속에 복잡한 굴을 만들고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사회성이 매우 높은 동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레리도그의 특징부터 수명, 먹이, 성격, 땅굴 생활까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프레리도그는 어떤 동물일까?
프레리도그는 북아메리카 초원 지역에 서식하는 설치류입니다.
현재 알려진 프레리도그는 검은꼬리프레리도그를 비롯해 총 5종이 있습니다.
그중 비교적 널리 알려진 종이 검은꼬리프레리도그입니다.
검은꼬리프레리도그의 몸길이는 약 36~43cm 정도이며 몸무게는 약 1kg 전후입니다.
사진만 보면 상당히 작아 보이지만 햄스터 같은 소형 설치류보다는 훨씬 큰 편입니다.
몸은 전체적으로 황갈색을 띠며 배 부분은 조금 더 밝습니다.
작은 귀와 둥근 눈,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통통하고 귀여운 인상을 줍니다.
특히 앞발을 몸 앞으로 모으고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이 프레리도그를 대표하는 자세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왜 이름이 프레리도그일까?
프레리도그라는 이름에서 ‘프레리’는 북아메리카의 넓은 초원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개와 전혀 관계없는 설치류에게 왜 ‘도그’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프레리도그가 위험을 발견했을 때 내는 경고음이 개가 짖는 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프레리도그는 다양한 소리를 이용해 서로 의사소통합니다.
포식자가 나타나면 경계음을 내 다른 개체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소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프레리도그 무리를 관찰하다 보면 한 마리가 높은 곳에 서서 주변을 살피고 다른 개체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프레리도그는 혼자 살지 않는다
프레리도그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사회생활입니다.
프레리도그들은 여러 마리가 모여 거대한 집단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집단을 흔히 ‘프레리도그 타운’이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큰 집단 안에서도 다시 작은 가족 단위가 형성되며 먹이를 찾거나 주변을 감시하고 굴을 관리하는 행동을 합니다.
서로 코나 입 주변을 맞대는 행동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마치 서로 인사를 하거나 뽀뽀를 하는 것처럼 보여 프레리도그의 귀여운 행동으로 자주 소개됩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 역시 같은 집단 구성원을 확인하는 사회적 행동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땅속에는 거대한 마을이 있다
겉으로 보면 프레리도그가 사는 곳에는 작은 흙더미와 구멍 몇 개만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생활공간은 땅 아래에 있습니다.
검은꼬리프레리도그의 굴은 여러 통로와 방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깊이가 약 2~4.5m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둥지를 만드는 공간은 물론 주변의 위험을 확인하기 위한 공간과 여러 개의 출입구도 만들어집니다.
출입구 주변에는 파낸 흙을 쌓아 작은 언덕처럼 만들기도 합니다.
프레리도그는 그 위에 올라가 주변을 살핍니다.
천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굴속으로 숨어야 하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변에 너무 높게 자란 풀을 잘라내기도 합니다.
프레리도그는 무엇을 먹을까?
프레리도그는 기본적으로 식물을 주로 먹는 동물입니다.
검은꼬리프레리도그의 식단 대부분은 풀과 잎이 많은 식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혹 곤충을 먹기도 하지만 먹이의 대부분은 식물입니다.
야생에서는 주변에 자라는 풀을 뜯어 먹으면서 생활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먹이로 섭취하는 식물을 통해 필요한 수분 상당량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건조한 초원 환경에서도 생활할 수 있습니다.
앞니 역시 다른 설치류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식물을 뜯고 씹는 행동은 프레리도그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프레리도그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검은꼬리프레리도그의 야생 수명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암컷은 최대 약 8년까지 살 수 있고 수컷은 약 5년 정도까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보호 아래 생활하는 개체는 8년 이상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야생에서는 어린 개체가 포식자의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 모든 개체가 성체까지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레리도그를 노리는 동물도 다양합니다.
따라서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면서 주변을 감시하고 위험 신호를 주고받는 행동은 생존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보기보다 부지런한 동물
프레리도그는 가만히 서서 주변을 바라보는 모습 때문에 느긋한 동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은 상당히 바쁩니다.
먹이를 찾고, 굴을 정비하고, 다른 프레리도그와 교류하며 포식자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비교적 선선한 아침이나 저녁에 활동하고 더운 시간에는 굴 안에서 쉬기도 합니다.
한 마리가 주변을 감시하다가 위험을 발견하면 경고음을 내고 주변에 있던 프레리도그들이 순식간에 굴속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상당히 체계적인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초원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프레리도그
프레리도그가 만드는 굴은 프레리도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동물들이 프레리도그가 만든 굴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 프레리도그가 땅을 파헤치고 주변 식물을 먹는 행동은 초원의 식생과 토양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 때문에 프레리도그는 주변 환경의 구조를 바꾸는 ‘생태계 엔지니어’이자 초원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로 평가됩니다.
작은 설치류 한 종류가 주변의 식물과 새, 곤충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프레리도그가 귀여워 보이는 이유
프레리도그의 인기에는 독특한 행동도 큰 역할을 합니다.
두 발로 서서 주변을 바라보는 모습부터 앞발로 먹이를 잡고 먹는 모습, 여러 마리가 모여 생활하는 모습까지 사람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행동이 많습니다.
특히 위험이 사라졌을 때 몸을 크게 젖히면서 높은 소리를 내는 ‘점프-입(jump-yip)’이라는 독특한 행동도 있습니다.
한 마리가 행동을 시작하면 주변 개체가 반응하기도 해 여러 마리가 동시에 몸을 들썩이는 재미있는 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알고 보면 상당히 복잡한 사회를 가진 동물
프레리도그는 단순히 귀여운 초원의 설치류가 아닙니다.
땅속에 복잡한 굴을 만들고 가족 단위로 생활하며 서로 위험을 알려주는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작은 몸으로 주변 환경까지 변화시키기 때문에 초원 생태계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두 발로 서 있는 귀여운 모습만 알고 있었다면 프레리도그의 땅 아래에는 거대한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작은 프레리도그들이 서로 소리를 주고받으며 거대한 초원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알고 나면 이 동물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