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나 초겨울이 되면 창문이나 베란다, 방충망 주변에서 납작하고 방패처럼 생긴 벌레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손으로 잡으려고 하면 갑자기 특유의 강한 냄새를 내기도 합니다.
바로 노린재입니다.
노린재는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이지만 이름이나 생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는 시기에는 아파트 외벽이나 창틀에 여러 마리가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왜 갑자기 노린재가 많아졌을까?”, “집 안에서 번식한 것은 아닐까?”라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집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노린재는 어떤 생물이며, 왜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일까요?
노린재는 어떤 곤충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노린재라고 부르는 곤충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가 포함됩니다.
특히 흔히 볼 수 있는 노린재류 가운데에는 몸을 위에서 봤을 때 오각형이나 방패처럼 보이는 종류가 많습니다.
노린재는 노린재목에 속하는 곤충으로,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 종류가 많습니다.
입은 씹는 형태가 아니라 가늘고 긴 침처럼 발달해 있습니다.
이 입을 식물의 잎이나 줄기, 열매에 꽂아 즙을 빨아먹습니다.
일부 노린재는 과일이나 채소, 곡물 등의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농업에서는 해충으로 관리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갈색날개노린재와 비슷한 일부 노린재류는 여러 종류의 식물을 먹이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갈색날개노린재는 과수와 채소 등 다양한 식물을 먹을 수 있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린재는 왜 그렇게 심한 냄새를 낼까?
노린재의 가장 유명한 특징은 역시 냄새입니다.
노린재를 건드리거나 손으로 잡았을 때 강한 냄새가 나는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이 냄새는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린재에게는 냄새 성분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분비샘이 있습니다.
위험을 느끼거나 몸이 자극을 받으면 이곳에서 휘발성 화학물질을 방출합니다.
노린재 냄새의 성분에는 여러 알데하이드와 탄화수소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물질은 포식자가 접근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방해하는 화학적 방어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즉, 노린재에게 냄새는 단순한 악취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기인 셈입니다.
노린재 냄새는 사람에게 위험할까?
노린재 냄새가 워낙 강하다 보니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노린재가 냄새를 냈다고 해서 그 냄새 자체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에게 심각한 위험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냄새 분비물이 피부나 눈과 같은 민감한 부위에 직접 닿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손으로 노린재를 눌러 잡으면 냄새 성분이 피부에 묻으면서 냄새가 상당히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노린재를 발견했을 때는 손으로 잡거나 눌러 죽이기보다 종이나 용기를 이용해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편합니다.
가을이 되면 노린재가 집 주변에 많아지는 이유
여름에는 나무나 풀 주변에서 보이던 노린재가 가을이 되면 갑자기 건물 주변에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겨울나기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갈색날개노린재 같은 일부 종류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습니다.
자연에서는 나무껍질 아래나 바위 틈처럼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심에서는 건물이 이런 장소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가을날에는 건물 외벽에 노린재가 모이고, 이후 작은 틈이나 창문 주변을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을에 집 주변에서 노린재가 갑자기 많아진다고 해서 집 안에서 대량으로 번식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겨울을 보낼 장소를 찾다가 건물로 모인 경우가 많습니다.
노린재는 겨울에 어디에서 지낼까?
일부 노린재는 성충 상태로 겨울을 보냅니다.
이때 활동을 크게 줄이고 비교적 온도가 안정된 장소에 숨어 지냅니다.
나무껍질이나 자연의 틈뿐 아니라 건물 벽 안쪽이나 창틀 주변과 같은 인공 구조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갈색날개노린재가 겨울철에 건물에 대량으로 모이는 현상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겨울 동안에는 활동성이 상당히 낮아지기 때문에 숨어 있는 노린재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실내 난방이나 봄철 기온 상승으로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활동을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서 한겨울이나 초봄에 갑자기 방 안에서 노린재가 날아다니는 경우도 생깁니다.
창문 근처에서 노린재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
집 안으로 들어온 노린재는 창문 주변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빛입니다.
일부 노린재는 계절에 따라 빛에 반응해 이동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갈색날개노린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늦여름과 가을, 봄철에 일부 광원 쪽으로 이동하는 양의 주광성 반응이 관찰됐지만 겨울 한가운데에는 반응이 약해지는 계절적 차이도 나타났습니다.
실내에서 겨울을 보내던 노린재가 따뜻해져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밝은 창문을 향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창틀이나 커튼 주변에서 노린재를 발견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노린재는 왜 여러 마리가 한곳에 모여 있을까?
가을철 방충망이나 건물 외벽을 보면 노린재 여러 마리가 한곳에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린재류 가운데 일부는 집단을 형성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특정 종류에서는 같은 종의 다른 개체를 끌어들이는 집합 페로몬도 확인되어 있습니다.
갈색날개노린재의 경우 수컷이 만드는 집합 페로몬 성분이 알려져 있으며 수컷과 암컷뿐 아니라 약충도 이 신호에 이끌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마리만 우연히 집 주변에 온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의 환경 조건이나 화학적 신호 등이 여러 개체의 집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안전한 월동 장소를 찾아 여러 성충이 같은 장소에 모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노린재가 집 안에서 번식할 수도 있을까?
집에서 여러 마리의 노린재가 나타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가을과 겨울철에 집 안에서 발견되는 노린재 가운데 상당수는 번식을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니라 겨울을 보내기 위해 숨어든 개체일 수 있습니다.
갈색날개노린재처럼 건물에서 월동하는 종류는 겨울 동안 먹이를 먹고 활발하게 번식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줄인 상태로 지냅니다.
봄이 되면 다시 외부로 이동해 식물을 먹고 번식하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따라서 겨울철 집에서 노린재가 몇 마리 발견되었다고 해서 바퀴벌레처럼 실내 곳곳에 번식하고 있다고 바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노린재는 무엇을 먹고 살까?
많은 노린재는 식물의 즙을 먹습니다.
가느다란 입을 과일이나 잎, 줄기 등에 꽂아 내부의 액체를 빨아먹습니다.
종류에 따라 선호하는 식물이 다르지만 일부 종류는 매우 다양한 식물을 이용합니다.
특히 과수원이나 농경지에서는 노린재가 과실을 흡즙하면서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모든 노린재가 식물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노린재류에는 다른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성 종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노린재라는 이름만 보고 모두 같은 먹이를 먹거나 모두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노린재의 어린 시절은 어떻게 생겼을까?
노린재는 알에서 태어난 뒤 바로 성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알에서 부화한 어린 노린재를 약충이라고 합니다.
약충은 성충과 기본적인 몸 형태는 비슷하지만 날개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 번 탈피하면서 몸집이 커지고 최종적으로 날개가 있는 성충으로 성장합니다.
나비처럼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는 완전변태와는 다른 방식입니다.
그래서 여름철 식물 주변에서 작고 둥글며 독특한 무늬를 가진 벌레 여러 마리가 모여 있다면 노린재 약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집에 들어온 노린재는 어떻게 내보내는 것이 좋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직접 눌러 잡지 않는 것입니다.
노린재를 휴지로 강하게 누르거나 손으로 잡으면 방어 냄새가 나기 쉽습니다.
투명한 컵이나 작은 용기로 노린재를 덮은 뒤 아래에 종이를 밀어 넣어 밖으로 옮기면 냄새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여러 마리가 반복적으로 들어온다면 개체를 하나씩 잡는 것보다 들어오는 통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충망이 찢어진 곳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창틀과 방충망 사이에 큰 틈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에어컨 배관이나 외벽과 연결된 틈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갈색날개노린재는 작은 틈을 이용해 월동 장소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건물의 틈을 막는 것이 실내 유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린재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여도 될까?
노린재를 직접 만지기 싫어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두 마리를 빨아들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청소기 내부에서 노린재가 자극을 받으면 특유의 냄새가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빨아들인 경우 청소기 내부에 냄새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체 수가 많지 않다면 컵과 종이를 이용해 잡는 것이 더 간단할 수 있습니다.
노린재는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집 안에서 발견되면 불청객처럼 느껴지지만 자연에서 노린재도 생태계의 일부입니다.
식물을 먹는 노린재는 다른 포식자에게 먹이가 될 수 있고, 포식성 노린재는 작은 곤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특정 식물성 노린재가 농경지에서 지나치게 많아지면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즉, 노린재를 단순히 냄새나는 해충 하나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종류와 생활 방식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곤충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 주변에서 노린재가 자주 보이는 이유 정리
집 주변에서 노린재가 발견되는 이유는 계절과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봄과 여름에는 주로 식물 주변에서 먹이를 찾고 번식합니다.
가을에는 일부 종류의 성충이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안전하고 따뜻한 장소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건물 외벽이나 베란다, 방충망 주변에 모이고 작은 틈을 통해 실내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집 안에 들어온 노린재가 반드시 실내에서 번식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겨울을 보내기 위해 들어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노린재를 잡으려고 했을 때 나는 강한 냄새는 단순한 악취가 아니라 포식자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달한 화학적 방어 수단입니다.
다음에 창틀이나 화단에서 노린재를 발견한다면 바로 손으로 잡기 전에 잠시 관찰해 보세요.
우리에게는 냄새나는 불청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몸 안에는 계절 변화에 맞춰 이동하고, 식물을 찾아 먹고, 화학물질을 이용해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 독특한 생존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