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나 가을이 되면 평소에는 한두 마리밖에 보이지 않던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화단이나 나뭇잎에서 여러 마리가 발견되기도 하고, 가을에는 아파트 외벽이나 창틀, 베란다 주변에 수십 마리의 무당벌레가 한꺼번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무당벌레가 갑자기 나타나면 “어디에서 이렇게 많이 생긴 걸까?”, “집 주변에서 번식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당벌레가 특정 계절에 갑자기 많아 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개체 수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계절에 따른 먹이의 증가, 번식 시기, 겨울을 보내기 위한 집단 이동 등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면 무당벌레는 왜 봄이나 가을처럼 특정 계절에 갑자기 많이 보이는 것일까요?
무당벌레는 어떤 곤충일까?
무당벌레는 딱정벌레목 무당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은 빨간색이나 주황색 몸에 검은 점이 있는 형태지만 실제 무당벌레의 색과 무늬는 매우 다양합니다.
노란색이나 검은색을 띠는 종류도 있고 점이 거의 없는 종류도 있습니다.
많은 무당벌레는 진딧물과 깍지벌레처럼 몸이 부드러운 작은 곤충을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농작물이나 정원 식물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을 줄이는 천적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미네소타대학교 Extension에 따르면 많은 무당벌레 종류는 진딧물과 같은 작은 연한 몸을 가진 곤충을 먹으며, 성충뿐 아니라 유충도 적극적으로 이런 먹이를 사냥합니다.
봄이 되면 무당벌레가 많아지는 이유
겨울 동안 활동을 줄이고 숨어 있던 무당벌레는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많은 무당벌레 성충은 낙엽 밑이나 나무껍질, 바위틈, 건물 내부처럼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면 월동 장소에서 나와 먹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식물도 새롭게 자라기 시작합니다.
새싹과 어린 잎이 많아지면서 진딧물 같은 작은 곤충도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무당벌레 입장에서는 먹이가 풍부해지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래서 봄철 화단이나 공원을 자세히 살펴보면 겨울 동안 거의 보이지 않던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아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당벌레는 겨울을 보낸 뒤 봄에 활동을 시작하고, 먹이가 존재하는 식물에 알을 낳습니다.
진딧물이 많아지면 무당벌레도 따라 늘어날까?
가능합니다.
무당벌레에게 진딧물은 매우 중요한 먹이입니다.
특히 성충과 유충 모두 진딧물을 먹는 종류가 많습니다.
진딧물이 특정 나무나 화단에 대량으로 발생하면 이를 먹기 위해 무당벌레가 그 주변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성충 무당벌레는 먹이를 찾아 상당한 거리를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먹이가 부족해지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머무르며 번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날 특정 나무 주변에서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이 발견됐다면 나뭇잎 뒷면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진딧물이 무리 지어 붙어 있다면 무당벌레들이 그 먹이를 따라 모여든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어디에 알을 낳을까?
암컷 무당벌레는 아무 장소에나 알을 낳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새끼가 태어난 뒤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합니다.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등이 많은 식물 주변에 여러 개의 알을 한꺼번에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당벌레 알은 보통 노란색이나 주황색을 띠며 나뭇잎에 여러 개가 모여 붙어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무당벌레 유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둥근 성충과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몸이 길쭉하고 검은색이나 회색을 띠며 돌기와 무늬가 있어 처음 보는 사람은 다른 벌레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유충 역시 진딧물을 매우 적극적으로 잡아먹습니다.
성충 암컷이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군집 주변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도 작은 해충을 먹는다는 점은 여러 대학 Extension 자료에서도 확인됩니다.
여름에는 무당벌레가 어디에 있을까?
무당벌레가 봄과 가을에 특히 많이 보인다고 해서 여름에는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에도 다양한 성장 단계의 무당벌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알에서 유충이 태어나고 유충이 충분히 성장하면 식물 표면에 몸을 고정한 뒤 번데기 단계를 거칩니다.
이후 성충 무당벌레가 나타납니다.
무당벌레 종류에 따라 한 해에 한 번만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여러 세대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에는 알, 유충, 번데기, 성충을 동시에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름에는 먹이를 찾아 넓게 흩어져 있기 때문에 특정 장소에 수십 마리가 모여 있는 모습을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왜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아질까?
가을에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아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겨울나기입니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일부 무당벌레는 겨울 동안 안전하게 머무를 장소를 찾습니다.
낙엽이나 나무껍질 아래, 바위틈 같은 장소를 이용하기도 하고 일부 종류는 건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특히 무당벌레 가운데 무당벌레류 Harmonia axyridis는 가을에 건물 외벽이나 창틀 등에 대량으로 모이는 행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서도 이 무당벌레가 가을이 되면 겨울을 보낼 장소를 찾아 건물로 이동하며, 때로는 수천 마리가 벽 내부나 다락 같은 공간에 모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가을날 창틀 주변에 무당벌레가 갑자기 많아졌다면 그 자리에서 번식한 것이라기보다 겨울을 보낼 장소를 찾고 있는 개체들이 모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당벌레가 여러 마리씩 모여 겨울을 보내는 이유
무당벌레 종류에 따라서는 겨울을 혼자 보내지 않고 여러 개체가 한곳에 모여 월동합니다.
낙엽 밑이나 바위틈처럼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장소에 여러 마리가 집단으로 모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집단 월동은 추운 날씨를 피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겨울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네소타대학교 Extension도 많은 무당벌레가 낙엽과 나무껍질, 죽은 나무 또는 건물 등에서 여러 마리가 집단으로 겨울을 보낸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어느 날 갑자기 무당벌레 수십 마리가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월동 장소를 찾아 이동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왜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많이 모일까?
일부 무당벌레는 가을이 되면 햇빛을 받아 따뜻해진 건물 외벽에 모입니다.
특히 햇볕을 많이 받는 밝은 색 건물이나 바위 표면 등에 집단으로 모이는 행동이 관찰됩니다.
이후 주변의 작은 틈을 찾아 겨울을 보낼 장소로 들어갑니다.
창틀의 틈이나 외벽 균열, 환기구 주변 등이 이동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Harmonia axyridis가 가을철 햇빛을 받는 밝은 구조물 표면에 모이고 가까운 틈을 이용해 월동 장소로 들어가는 행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을마다 같은 창문이나 외벽에 무당벌레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그 장소가 무당벌레에게 적절한 월동 장소로 인식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무당벌레가 무엇을 먹을까?
월동 중인 무당벌레는 여름처럼 활발하게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기온이 낮아지면 활동량과 신진대사가 크게 감소합니다.
이 상태로 추운 계절을 보내고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일부 종류는 건물 벽 안쪽에 숨어 있다가 늦겨울이나 초봄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갑자기 깨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실내로 잘못 들어오면 한겨울인데도 창문 주변에서 무당벌레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USDA 자료에서도 벽 내부에서 월동하던 무당벌레가 늦겨울이나 초봄의 따뜻한 날씨에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실내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집 안에 들어온 무당벌레는 위험할까?
무당벌레가 여러 마리 집 안에 들어오면 해충처럼 번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에 건물로 들어오는 일부 무당벌레는 먹이나 번식을 위해 집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겨울을 보내기 위해 들어온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집 안에서 바퀴벌레처럼 계속 번식하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다만 많은 개체가 들어오면 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위협을 느끼면 다리 관절 주변에서 노란색 또는 주황빛 액체를 분비하는 방어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액체는 냄새가 나고 벽이나 천 등에 얼룩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무당벌레를 발견했다면 손으로 눌러 죽이는 것보다 용기를 이용해 밖으로 내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무당벌레는 사람에게 좋은 곤충일까?
많은 무당벌레는 농업과 정원에서 유익한 곤충으로 평가받습니다.
진딧물과 깍지벌레, 가루깍지벌레 등 식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당벌레 유충은 외형이 조금 무섭게 생겼지만 사람에게 위험한 해충이 아니라 작은 곤충을 사냥하는 포식자입니다.
무당벌레 한 마리가 일생 동안 매우 많은 진딧물을 먹을 수 있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켄터키대학교 Extension에서는 일부 무당벌레 한 마리가 평생 최대 약 5,000마리의 진딧물을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화단에서 무당벌레를 발견했다면 식물을 보호하는 천적이 활동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무당벌레가 특정 계절에 갑자기 많아지는 이유 정리
무당벌레가 특정 계절에 갑자기 많아 보이는 이유는 계절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겨울을 보낸 성충이 깨어나 먹이를 찾아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식물이 성장하면서 진딧물 같은 먹이도 늘어나기 때문에 무당벌레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번식과 성장 과정이 진행되어 알과 유충, 번데기, 성충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일부 무당벌레가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건물 외벽이나 창틀, 낙엽 밑 등에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에 갑자기 개체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무당벌레가 특정 계절에 많아지는 것은 단순히 갑자기 번식했기 때문이라기보다 먹이의 변화와 번식, 계절 이동, 집단 월동 같은 여러 생태적 행동이 함께 만들어내는 현상입니다.
다음에 봄철 화단이나 가을철 창틀에서 무당벌레 여러 마리를 발견한다면 주변 환경을 한번 살펴보세요.
봄이라면 가까운 나뭇잎에 진딧물이 있을 수도 있고, 가을이라면 작은 무당벌레들이 긴 겨울을 보낼 장소를 찾기 위해 한곳에 모이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