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땅속에서 몇 년 동안 무엇을 먹고 살까? 긴 유충 생활의 비밀

여름이 되면 나무 위에서 큰 소리로 우는 매미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보는 매미의 성충 생활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오히려 매미는 자신의 일생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냅니다.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 허물을 보면 “매미가 땅속에서 몇 년 동안 산다”는 이야기가 떠오르지만, 정작 땅속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가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미는 땅속에서 몇 년 동안 살며 무엇을 먹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매미의 유충은 땅속에서 식물 뿌리의 물관액을 빨아먹으며 성장합니다. 종류에 따라 땅속에서 보내는 기간은 몇 년에 이르며, 미국의 유명한 주기매미처럼 무려 13년 또는 17년 동안 지하에서 생활하는 종류도 있습니다.

매미는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땅속으로 들어간다

매미의 생활은 나무 위에서 시작됩니다.

성충 암컷 매미는 나무의 어린 가지에 작은 틈을 만들고 그 안에 알을 낳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 알에서 작은 매미 유충이 부화합니다.

갓 태어난 매미 유충은 우리가 여름에 보는 성충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크기가 매우 작고 날개도 없습니다.

이 유충은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진 뒤 흙속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이후 식물의 뿌리를 찾아 지하에서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주기매미는 알에서 부화한 뒤 땅으로 떨어져 뿌리를 찾아가고, 이후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땅속에서 보냅니다.

우리가 매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몇 년 동안 실제로는 땅 아래에서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미 유충은 땅속에서 무엇을 먹을까?

매미 유충의 주요 먹이는 식물 뿌리에서 흐르는 물관액입니다.

식물 내부에는 물과 여러 물질을 이동시키는 통로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물관은 주로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무기질을 식물 위쪽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매미 유충은 빨대처럼 생긴 찔러 빠는 형태의 입을 식물 뿌리에 꽂아 이 물관액을 빨아먹습니다.

실제로 매미 유충의 먹이 활동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유충이 나무뿌리의 물관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영양분을 얻는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매미 유충이 땅속에서 흙을 먹거나 나무뿌리 자체를 뜯어먹는 것은 아닙니다.

뿌리에 입을 꽂고 그 안에서 흐르는 액체를 빨아먹으며 살아갑니다.

몇 년 동안 같은 뿌리에서 먹이를 먹을까?

매미 유충은 땅속을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적당한 식물 뿌리를 찾으면 그 주변에서 오랜 기간 생활할 수 있습니다.

위스콘신대학교 자료에 따르면 매미 유충은 뿌리에서 물관액을 먹으며 몇 년 동안 성장하고,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 자리 잡은 먹이 장소에서 크게 이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미 유충의 앞다리가 땅을 파기에 적합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지하생활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성충 매미를 보면 날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유충 시기에는 흙을 파고 이동할 수 있는 튼튼한 앞다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매미는 정말 땅속에서 7년을 살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매미는 땅속에서 7년을 살고 밖에서는 일주일만 산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매미에게 정확히 7년이라는 숫자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유충 기간이 다릅니다.

일부 연례매미라고 불리는 종류도 한 개체가 매년 태어나고 죽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시기에 태어난 개체들이 매년 번갈아 성충으로 나오기 때문에 매년 매미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 메인대학교에서는 일부 연례매미의 개별 유충이 땅속에서 약 2~5년 동안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자료에서는 연례매미의 발달 기간이 2년 이상이며 종류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모든 매미는 땅속에서 7년을 산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매미 종류에 따라 몇 년 동안 지하에서 성장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13년 또는 17년 동안 땅속에 사는 매미도 있다

매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생활사를 가진 종류가 미국의 주기매미입니다.

주기매미는 이름 그대로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대규모로 출현합니다.

어떤 종류는 13년 동안 땅속에서 성장하고, 다른 종류는 17년 동안 지하생활을 한 뒤 거의 동시에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이들은 13년 또는 17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는 것이 아닙니다.

땅속에서 식물 뿌리의 물관액을 먹으면서 여러 단계의 탈피를 거쳐 천천히 성장합니다.

이후 마지막 유충 단계가 되면 지표면까지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고, 적절한 시기가 찾아오면 한꺼번에 땅 위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매미는 왜 이렇게 천천히 성장할까?

매미의 성장 속도가 느린 이유 가운데 하나로 먹이의 특성이 거론됩니다.

매미 유충이 먹는 물관액에는 많은 수분이 포함돼 있지만 영양분의 농도는 비교적 낮습니다.

매미 유충의 물관액 섭식에 관한 연구에서도 이런 희석된 먹이가 주기매미의 매우 긴 성장 기간과 관련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영양분이 매우 풍부한 먹이를 한꺼번에 먹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생물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묽은 식물의 물관액을 오랜 기간 섭취하면서 천천히 자라는 것입니다.

플로리다대학교 역시 매미 유충이 식물 뿌리의 물관액을 먹으며 생활하고, 이 액체의 영양 농도가 낮은 점이 유충 발달에 여러 해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땅속에서 매미는 계속 자랄까?

매미 유충은 몇 년 동안 같은 모습으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장하면서 여러 번 허물을 벗습니다.

일반적으로 매미 유충은 몇 단계의 유충 시기를 거치며 조금씩 몸집이 커집니다.

마지막 단계가 되면 우리가 나무줄기에서 보는 갈색 매미 허물과 비슷한 형태가 됩니다.

이때 유충은 땅속에서 지표면까지 이동할 통로를 만든 뒤 적절한 온도와 시기가 찾아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조건이 맞으면 주로 어두운 시간에 땅 밖으로 나와 나무나 주변 구조물을 타고 올라갑니다.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 허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땅에서 올라온 매미 유충은 나무줄기나 벽, 풀 같은 수직 구조물을 타고 올라갑니다.

적당한 장소를 찾으면 다리로 단단하게 몸을 고정합니다.

잠시 후 등 부분의 껍질이 갈라지고 그 안에서 성충 매미가 빠져나옵니다.

처음 나온 성충은 몸이 부드럽고 날개도 충분히 펼쳐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날개가 펴지고 몸이 단단해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날개 달린 매미의 모습이 됩니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여름철 나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미 허물입니다.

즉, 매미 허물은 죽은 매미가 아니라 몇 년 동안 땅속에서 생활한 유충이 성충으로 변하면서 남긴 마지막 외골격입니다.

성충이 된 매미도 나무 수액을 먹을까?

성충 매미도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매미는 사람을 물기 위한 입이 아니라 식물 조직을 찔러 액체를 빨아먹는 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산림청 역시 매미가 식물의 줄기나 뿌리에 입을 꽂아 물관액을 먹는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성충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오랜 기간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번식입니다.

수컷은 큰 소리를 내 암컷을 찾고, 암컷은 짝짓기를 마친 뒤 나뭇가지에 다시 알을 낳습니다.

알이 부화하면 작은 유충들이 땅으로 떨어져 다시 지하생활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매미의 긴 생애주기가 반복됩니다.

땅속에 그렇게 많은 매미가 있어도 나무는 괜찮을까?

매미 유충이 식물 뿌리의 물관액을 먹는다고 하면 나무가 죽는 것은 아닌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수준의 매미 유충 섭식으로 건강한 성숙 나무가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매우 많은 개체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경우나 어린 나무에서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주기매미가 대량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뿌리를 먹는 유충보다 암컷 성충이 어린 나뭇가지에 많은 알을 낳으면서 가지 끝부분이 손상되는 현상이 더 눈에 띄기도 합니다.

매미의 진짜 삶은 땅속에서 더 길다

우리는 매미를 여름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매미의 삶도 여름 한철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매미의 인생에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성충 기간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유충 상태로 땅속에서 보내게 됩니다.

작은 유충은 나무에서 떨어져 흙속으로 들어가 식물 뿌리를 찾습니다.

그리고 뿌리의 물관액을 빨아먹으며 여러 차례 성장 단계를 거칩니다.

종류에 따라 몇 년이 지나고, 일부 주기매미는 무려 13년 또는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다시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결국 “매미는 땅속에서 무엇을 먹고 살까?”라는 질문의 답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매미 유충은 흙을 먹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뿌리에 입을 꽂고 물관액을 빨아먹으며 천천히 성장합니다.

다음에 여름밤 나무에서 큰 소리로 우는 매미를 발견한다면 잠시 생각해 보세요.

지금 눈앞에 있는 그 작은 매미는 불과 며칠 전에 생겨난 곤충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땅속에서 몇 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세상 밖으로 올라온 생물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광고보고 콘텐츠 계속 읽기
원치않으시면 뒤로가기를 해주세요
광고보고 콘텐츠 계속 읽기
원치않으시면 뒤로가기를 해주세요